소설가 조정래가 신작 ‘천년의 질문’을 쓰기 위해 사용한 취재 노트 130여권과 소설을 쓴 원고지 3612장 앞에 서 있다. 해냄 제공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으로 유명한 소설가 조정래(76)가 신작 장편 ‘천년의 질문’(전 3권·해냄·표지)을 내놨다. 그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국가란 무엇인가’는 수천년에 걸쳐 되풀이된 질문”이라며 “이 소설은 한국이란 국가가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나름대로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를 다룬 그의 대하소설 3부작은 1500만부가량 판매됐다. ‘정글만리’(2003) ‘풀꽃도 꽃이다’(2006)에 이어 3년 만에 내놓은 이번 신작까지 세 장편은 한국 현대의 정치, 경제, 사회 분야 문제를 탐색한다는 점에서 후일 그의 한국 현안 3부작으로 분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작에서 작가는 기자 장우진을 중심으로 정경유착의 실태와 사회 양극화를 드러낸다. 재벌의 비자금 사건을 취재하던 장우진은 재벌그룹의 사위 김태범이 비자금 장부를 훔쳐 잠적하자 그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재벌과 정치인의 유착, 대기업의 언론 회유와 압박, 공익제보자의 수난 등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조 작가는 “1976년부터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관심을 가져왔다. 경제개발 속에서 분배 문제가 제기됐지만 축적의 시기라는 것에 국민들은 침묵으로 지지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인데 소득격차가 커지고 역피라미드 사회가 됐다”며 “손자 세대는 이런 모순과 갈등을 겪지 않도록 정상국가가 돼야 하지 않냐는 생각에서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투명한 복지국가가 되려면 다양한 시민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국민들이 유권자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건 국민의 의무”라며 “우리나라를 인권을 존중하고 복지를 챙기는 핀란드와 스웨덴 등 유럽 국가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작가는 어떤 답변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소설이 사회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작가는 자기 의사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총동원한다. 작가의 자유를 속박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모든 작가들은 책상에서 글 쓰다 엎드려 죽길 바라고, 생애 마지막 작품이 대표작이길 바란다. 나는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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