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이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말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의 난조로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AP뉴시스

류현진(32·LA 다저스)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경이로운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이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야속하게 불펜이 방화를 저지르며 10승이 무산됐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경기였다. 2회말 1사 2루, 4회말 2사 2루, 5회말 무사 1, 2루, 6회말 2사 1, 2루 등 수 차례 위기를 만났지만 점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5회 위기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몸값(4억3000만 달러)을 자랑하는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낸 장면은 백미였다. 류현진은 이날 트라웃과 세 번 만나 좌익수 뜬공과 삼진 두 개로 간단히 돌려 세웠다. 다만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콜 칼훈에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내준 1점이 옥에 티였다.

6회말까지 마운드를 지킨 류현진은 다저스가 3-1로 앞선 7회말 승리 요건을 충족한 뒤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하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다저스가 3대 5로 패해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승 1패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고, 박찬호 김병현 이후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 메이저리그 통산 5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지만 무너진 불펜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그래도 각종 기록에서 류현진의 이름을 상위권에서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평균자책점이 1.36으로 여전히 메이저리그 양대리그를 통틀어 1위다. 삼진/볼넷 비율(15.40)도 압도적인 선두다. 이날 류현진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으나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2위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 인디언스·7.18)와의 격차도 엄청나다. 9이닝당 볼넷도 0.52로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적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0으로 내셔널리그 1위다.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0.74를 기록 중인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2위다.

따라서 현지에선 류현진이 올 시즌 20승과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CBS 스포츠는 “류현진이 10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사이영상급 피칭을 이어갔다. 놀랍게도 시즌 내내 한 경기에서 2점 이하만 주고 있다”고 전했다. 또 LA 타임즈에 따르면 류현진은 시즌 첫 13경기 연속으로 2실점 이하를 기록한 역대 두 번째 투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우완 알 벤튼이 1945년 선발 15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기록한 것이 최장이다.

USA 투데이는 류현진을 필두로 마에다 겐타, 클레이턴 커쇼, 리치 힐, 워커 뷸러로 이뤄진 다저스 선발진에 대해 “1985년 이래 다저스 최강 선발진”이라고 극찬했다. 오렐 허샤이저,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제리 로이스, 밥 웰치, 릭 허니컷으로 구성됐던 85년에 버금가는 마운드라는 것이다. 당시 다저스 마운드는 허니컷을 빼고 4명의 선발투수가 두 자릿수 승리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려 ‘극강’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 기대를 모았던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와의 맞대결은 오타니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며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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