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에 관한 문재인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대해 북한은 여전히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측의 중재에 대한 강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조·미(북·미) 교착 국면에서 더더욱 중요한 북남선언 이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 당국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북측의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지금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데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압박까지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청와대가 제안했던 북·미 간 ‘굿이너프딜’(충분한 수준의 합의)도 콕 찍어 비난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이 빅딜을 주장해 하노이 수뇌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자 그 무슨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며 선(先) 핵포기 요구를 그대로 담은 굿이너프딜을 거론한 것이 단적인 실례”라고 했다.

북한이 조선신보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중재자론을 또다시 정면으로 부정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비난했었다. 이처럼 북한의 불신이 깊어 향후 북·미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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