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김학의(사진)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 진술을 배제해 수사 결과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학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시민단체는 11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성범죄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2013년 부실수사를 하고 범죄를 은폐했던 과거 검찰에 면죄부를 주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단은 지난 4일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김 전 차관을 기소하며 성범죄인 강간치상 혐의를 윤씨에게만 적용했다.

이들은 검찰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혐의에 증거가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피해 여성 이모씨의 진술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에서 “2006년 7월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김 전 차관이 윤씨와 함께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해 울면서 저항했다”며 “이때 윤씨가 욕하고 소리치는 모습을 김 전 차관이 옆에서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무서워서 싫다고 적극적으로 거부했는데 윤씨가 말을 들으라며 위협했고, 김 전 차관은 이를 모두 지켜본 후 성관계를 했다” “윤씨는 김 전 차관이 있는 자리에서 욕을 하고 방에 밀어 넣어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하도록 했다”는 등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찰의 수사 결과 브리핑 내용과 차이가 있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김 전 차관의 강간 행위와 그 고의를 입증할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김 전 차관이 윤씨의 폭행·협박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도 이씨가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는 검찰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가 자신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완전히 ‘한편’이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등은 검찰의 이 같은 수사 결과는 애초부터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수사 외압 의혹,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윤중천 리스트’ 유착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검찰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상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2일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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