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사 노조의 강한 반발에 막혀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기한 내 마무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로 새롭게 출범한 한국조선해양 권오갑 대표이사 부회장은 구성원들의 협조를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기한이 불과 사흘 남았지만 실사단은 11일까지 옥포조선소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4일까지 옥포조선소를 봉쇄할 방침이다. 한 달 가까이 부분파업을 벌여오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도 14일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실사단이 공권력을 통해 옥포조선소 진입을 시도하면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사단은 실사 첫날인 지난 3일 두 차례에 걸쳐 옥포조선소 진입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이튿날부터는 진입 시도도 하지 못한 채 1주일이 흘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장실사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실사 후엔 기업결합심사와 산업은행의 현물출자,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 등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M&A 계약을 체결할 당시 절차상 현장실사를 포함하기로 했지만 M&A 절차의 필수 조항은 아니다. 문서로 확인할 수 없는 기업의 자산 등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현장실사를 못하고 나머지 절차를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실사를 생략해도 양측 노조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기업결합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간 파업으로 노사가 대치하는 상황에선 M&A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히며 구성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은 불황 극복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더 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우리의 시작이 한국 조선산업에 큰 열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자의 각오를 새롭게 다져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사별 자율경영체제는 확실히 지키고, 경기도 성남 판교에 건립 예정인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에 최대 5000명 수준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5월 누계 수주 실적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수주량은 283만CGT(63척·30%)로 406만CGT(166척·43%)를 수주한 중국을 넘지 못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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