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의 한 장면. 이전 시리즈들을 이끌어 온 배리 소넨펠드 감독 대신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F 게리 그레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맨 인 블랙’ 시리즈가 다시 태어났다. 이 작품의 상징적 존재인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 콤비가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 새롭거나 혹은 낯설거나. 시리즈의 리부트(reboot)를 알린 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하 ‘맨 인 블랙4’)은 그 출발부터 모험이었다.

기발한 설정은 그대로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정착해 인간들과 공생하고 있다. MIB 요원들은 외계인들을 관리·감독하는 동시에 일반인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알지 못하도록 은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이번 4편에서는 뉴욕이 아닌 런던 지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런던 최고의 요원 에이전트 H(크리스 헴스워스)와 당찬 신입 요원 에이전트 M(테사 톰슨)이 한 팀을 이루는데,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두 가지다. 통제 불능의 외계인들을 처단하는 것과 MIB 내부의 스파이를 찾아내는 것. 극은 SF와 액션, 유머를 버무려 속도감 있게 흐른다.

영화는 ‘어벤져스’ ‘토르’ 시리즈에서 천둥의 신 토르와 여전사 발키리 역으로 호흡을 맞춘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의 재회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특히 남성 요원들의 활약을 주로 다뤘던 시리즈에 여성 캐릭터를 투입한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과감한 시도였으나 전작의 아성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능감 넘치는 두 주인공이 주고받던 콤비 코미디가 자취를 감추면서 웃음을 자극하는 빈도는 떨어졌다. 더구나 M이 H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낀다는 설정은 이런 장르에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필요조차 없는 것이었다.

1997년 개봉 당시 7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흥행 수익을 벌어들이며 신드롬을 일으킨 ‘맨 인 블랙’의 인기 요인은 유머와 기발한 액션의 앙상블이었다. 그러나 ‘맨 인 블랙4’에서는 이런 장점들이 좀처럼 두드러지지 않는다. 액션 시퀀스들도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인기 시리즈의 부활은 그럼에도 반갑다. 여타 캐스트들도 균형감 있게 꾸려졌다. ‘맨 인 블랙3’에서 걸크러쉬를 뽐냈던 국장 에이전트 O 역의 엠마 톰슨이 재등장한다. 새롭게 합류한 리암 니슨은 MIB의 런던 지부장 하이 T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뽐낸다.

다채롭게 재구성된 외계인 캐릭터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귀여운 외계인 포니는 등장마다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전작의 흔적을 담은 오마주 장면이나 ‘토르’를 연상케 하는 대사도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는 세계 최초로 12일 국내 개봉됐다. 115분. 12세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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