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의안과 앞에 각 정부 부처의 성과보고서 등이 빼곡히 쌓여 있다. 이날 청와대는 “많은 국민들이 공전하고 있는 국회를 걱정한다. 국회의원이 일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며 국회를 압박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청와대가 11, 12일 이틀에 걸쳐 국회와 정치권을 질타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며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 입법 처리가 지연되자 국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2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국민투표로 파면시키는 제도) 도입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대통령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에 대해서만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류 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이 이번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당 해산 청원에 대해 “정당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다”고 답변한 데 이어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까지 언급하며 이틀 연속 정치권을 압박한 것이다.

복 비서관은 “국회가 일을 하지 않아도, 어떤 중대한 상황이 벌어져도 주권자인 국민은 국회의원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많은 국민이 공전하고 있는 국회를 걱정한다.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일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까지 국회 정상화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반영된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야권은 ‘청와대의 도발’이라며 이틀 연속 강하게 반발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청와대 정무라인의 연이은 도발은 협상을 지원하기는커녕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며 “청원 답변 뒤에 숨어 야당 압박에 나선 것은 비정상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라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도 “행정부가 국민청원이라는 홍위병을 동원해 입법부를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민청원을 국정운영의 도구로 쓰는 모양새 또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자극으로 여야 협치가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는 청원 답변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의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소리가 이렇다고 자성을 하면 끝날 문제인데 한국당이 반발해서 사안이 더 커졌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과 청원 답변은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청원 답변에서)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을 동시에 다뤘고, 답변 문안도 최대한 중립적으로 쓰려고 했다. 국회와 관련한 청원 답변 일정이 이틀 연속으로 잡혔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13일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에 대해서도 답변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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