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사진)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 다시 한 번 메신저로 등장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근신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내는 조의문과 조화를 남측에 전달함으로써 정치적 위상이 여전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2월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신호탄이 된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었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북한으로 돌아가 방남 결과를 보고하면서 4·27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다. 김 위원장은 여동생에게 들려 보낸 친서에서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며 평양 초청 의사를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할 뿐 아니라 대남 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함께 배석한 것이 그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 제1부부장은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 때마다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면서 비서실장 역할도 도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자신의 의중을 잘 아는 김 제1부부장을 통해 조의를 전달함으로써 남측에 관계 개선 의지가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하노이 회담 후 두 달 가까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 3일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대집단 체조를 관람하면서 근신설을 잠재웠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내부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대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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