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11일(현지시간) 사고 발생 13일 만에 인양돼 바지선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날 선체에서 한국인 추정 시신 3구와 헝가리인 선장 추정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돼 침몰 사고 사망자는 헝가리인 2명을 포함해 24명이 됐다. 한국인 실종자 4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 뉴시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되면서 사태 수습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헝가리 당국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책임 소재를 따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피해 보상 관련 민사소송 등도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참사 초기 헝가리 정부는 뺑소니 의혹이 있는 바이킹 시긴호가 사고 현장을 벗어나 독일까지 다녀오도록 해 조사를 제대로 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바이킹 시긴호를 몰았던 유리 C(64) 선장과 선사 대상 수사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유리 선장이 헝가리 법원으로부터 석방 허가를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참사에 헝가리 정부의 근본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참사 발생 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선박 교통량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잇따랐지만 헝가리 당국이 무시했다고 1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다페스트시는 2013년과 올해 최소 두 건의 보고서를 통해 다뉴브강을 오가는 선박 수가 지나치게 많고 국제 크루즈선과 지역 유람선 간 소통이 부족해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한국 정부는 현재 합동대응팀에 현직 검사인 법무협력관들을 보내 헝가리 검찰과 사법공조를 하고 있다. 원칙상 헝가리 검경의 수사에 직접 관여하는 게 불가능해, 사법공조는 생존자 피해 진술 등 수사 과정에서 한국 측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세월호 사고 수사 등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사고 관련 법률 검토 사항 등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책임 소재가 드러나면 피해 보상 등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향후 법적 공방이 헝가리 현지와 국내에서 각각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기본적인 책임 대상은 사고 선박인 허블레아니호 측과 이를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 측, 해당 패키지여행을 운영한 참좋은여행사 3곳이다.

수사 결과 형사책임 소재가 확인되면 허블레아니호 측과 바이킹 시긴호 측을 상대로 헝가리에서 민사소송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와 여행사가 가입한 보험사가 먼저 이들에게 피해보상을 한 뒤 원인 제공자인 선사를 상대로 다시 구상금을 청구하는 식이다. 피해자들이 직접 선사 등을 상대로 추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다만 사고 선박은 헝가리 국적, 뺑소니 의혹이 제기되는 바이킹 시긴호는 스위스 국적이어서 국제분쟁 성격을 띠므로 민사분쟁이 길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전날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한 뒤 사고현장에서 남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체펠섬의 c1 도크로 옮겼다. 앞으로 이뤄지는 정밀 수색은 본격적인 경찰 수사 단계다.

정부는 헝가리 정부와 함께 남은 실종자 4명의 수색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 송순근 구조팀장은 “사고 이후 상당한 기간이 흘렀기에 100㎞ 이상 시신이 흘러갔을 수 있다”면서 “현지 경찰과 협력해 헝가리 지역을 집중 수색하겠다. 인접국 세르비아·루마니아 등과도 공조해서 다뉴브강을 집중 수색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블레아니호 인양 당시 6세 여아 시신이 모친 품에 안겨 있었다’는 현지 보도 관련해 “아이를 안고 있던 건 나이 많은 여성의 시신”이라며 “인양 때 발견된 50대 여성 시신일 것”이라고 정정했다. 정황상 여아의 외조모로 추정된다.

조효석 장지영 구승은 기자,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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