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대화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열정이 식을 수 있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필요성을 양 정상에게 촉구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2일 오슬로대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 직후 로라 비커 BBC방송 특파원과의 질의응답에서 “저는 김 위원장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국 우리가 만날지 여부,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방한 계획인데, 가능하다면 그 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선제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관련 메시지를 가다듬고 로드맵을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양 정상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주문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조기에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대화의 모멘텀은 유지돼도 대화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며 “나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정상 간 상시적으로 친서를 주고받으며, 관련 내용도 공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 사이에, 북·미 사이에 공식적인 회담이 열리고 있지 않을 때에도 정상 간 친서들은 교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마다 한·미는 정보를 공유하고, 대체적인 내용도 상대에게 알려주고 있다”며 “이번 친서도 사전에 전달될 것이라고 알고 있었고, 전달 사실과 내용도 미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한테 아름답고 따뜻하며 멋진 친서를 어제(10일) 받았다”며 “아주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12일 이처럼 3자 정상이 일제히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극적인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하노이에서 두 번째 회담이 열렸고, 이제 북·미 간 세 번째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이 한반도 비핵화 컨센서스에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한·미 동맹 세미나’에서 “그동안 대화가 전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 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오슬로=강준구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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