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과거사위윈회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하고 혼자서 브리핑을 한 것은 불통과 무능을 상징한다. 박 장관은 1년6개월 동안 과거사위 활동을 총괄 지휘해 온 책임자로서 여러 궁금증에 대해 성실히 답변할 의무가 있다. 출입기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다. 하지만 출입기자들이 전원 참석을 거부한 상태에서 브리핑을 강행했다. 과거사위 활동과 관련한 여러 지적이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불통 수준을 넘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동시에 과거사위 진상규명이 미흡했거나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감이나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상대할 자신도 없었다는 얘기다.

법무부는 브리핑 자료에 충분한 내용을 담아 질의 응답이 필요없다고 했다. 이는 교수가 배포한 강의자료에 충분한 내용을 담았으니 학생들에게 질문이나 토론을 하지 말고 그냥 외우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박 장관이 과거사위 활동 내용을 다 알 수 없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역시 무능을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설령 발표문에 있는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의 답변만 하더라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것을 피하지 말았어야 했다. 한마디로 유연성이 없다.

질문을 받지 않는 기자간담회에 기자들이 가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기자들이 만일 치적과 성과만 부각시키는 자리에 들러리 섰다면 소속 언론사로부터는 물론이고 국민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는 가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정부 불통을 비난하며 소통을 강조하던 문재인정부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이 박 장관의 행태를 용인한다면 문 대통령에게도 불통의 DNA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뉴질랜드 순방 당시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고 외교 안보 관련 사항에 대해서만 질문을 받았다. 최근에는 한 방송사와만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했다. 텅 빈 브리핑룸에서 준비한 발표문을 읽고 퇴장하는 박 장관의 모습은 불통과 무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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