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 강’ 충돌이 이어지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2일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7일째 이어오던 전면 파업을 끝냈다. 14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어 사태의 완전한 종결이라고 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래 1년간 계속된 극심한 노사 갈등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사태가 타협을 이루게 된 데는 ‘심각한 타격을 주겠다’는 노조 집행부의 전면 파업 지시가 일반 조합원들에게 먹혀들지 않은 게 크게 작용했다. ‘파업 항명’이 일어났다. 부산공장 노조원 65% 이상이 파업을 거부하고 조업에 참여했다. 강경 투쟁을 고집하는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에 ‘노노(勞勞) 갈등’이 고조됐다.

조합원들이 반기를 든 것은 르노삼성이 처한 경영 위기가 심각한데도 지도부가 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올 1∼5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량은 전년보다 35% 이상 감소했다. 노사 분규가 계속될 경우 수출용 신차 물량이 르노 스페인 공장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이번 르노삼성 노조 파업의 조기 종결이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르노삼성이라는 한 기업 차원을 넘어선다. 르노삼성 노조는 현재 독립 노조다. 하지만 집행부가 민노총 가입을 노리고 강경 투쟁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조합원들이 ‘항명’한 이유 중에는 파업이 성공하면 집행부가 민노총 가입을 서두를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고 한다. 기업과 협력업체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투쟁 위주의 노조는 설 자리가 없다는 걸 이번 사태는 보여준다. 이번 정부 들어 가장 혜택을 받고 ‘법 위에 군림한다’는 얘기까지 듣는 게 민노총 등 조직화된 노동세력이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정부가 대선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달 총파업을 공언하며 산하 노조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투자와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급속히 나빠지는 가운데 지금이 총파업 벌일 때냐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의 급변으로 업종을 막론하고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때에 노조가 자기 몫만 챙기겠다는 건 공멸의 길이다. 노조 역시 산업의 변화, 해외 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생을 위해 사측과 협력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노조가 조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하고, 기업과 국가경제의 생존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이번 르노삼성 파업 사태가 남긴 중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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