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09년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송전탑 건설과정 반대시위에 부당 개입해 주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상시 채증을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13일 경찰청에 재발 방지 및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당시 송전탑 공사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4호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로 보내기 위해 밀양과 청도 등을 지나는 90.5㎞ 구간에 송전탑 161기를 세우는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일부였다. 공사시작 전후 주민들은 전자파가 건강에 미칠 악영향 등을 우려하며 반대에 나섰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찰은 송전탑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여기고 송전탑 건설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나 활동을 정보력과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했다. 한 예로 경찰은 2014년 6월 11일 밀양에서 행정대집행 당시 반대 시위를 하던 주민들의 천막을 찢고 들어가 주민들이 목에 매고 있던 쇠사슬을 절단기로 끊어내 밖으로 끌어냈다. 옷을 벗은 고령의 여성 주민들이 남성 경찰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기도 했다.

불법사찰도 있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당시 정보경찰이 특정 주민의 이름과 나이, 처벌전력을 파악해 검거대상으로 분류하고 전담 체포·호송조를 별도 편성해 마을별로 배치했다.

정보관별로 특정 주민을 배당해 관찰과 순화·설득 작업을 벌였고 송전탑 건설 반대행위에 대한 강경수사 방침을 세우고 사복 채증 조를 편성해 상시로 광범위한 채증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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