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 대표는 “청와대 참모들의 한국당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적반하장에 유체이탈”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 옆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신보라 최고위원. 최종학 선임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과 강원도 산불·포항 지진 피해 지원, 민생경제 지원 등을 담은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국회에 제출한 지 13일로 50일이 지났지만, 여야는 추경 심사를 위한 국회 정상화를 두고 입씨름만 주고받았다.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문제를 두고 문구에 잠정 합의하면서 임박한 듯했던 국회 정상화 협상 타결이 청와대의 잇따른 야당 자극과 자유한국당의 경제 실정 청문회 요구로 오리무중에 빠지는 모양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에 오른 국가대표팀의 이강인 선수를 거론하며 “속도와 거리, 타이밍 삼박자를 갖춘 이 선수의 패스처럼 추경도 적재적소에 정확한 규모로 타이밍 맞춰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향해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최근 청와대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국회와 야당을 비판한 사실을 거론하며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고 있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겠느냐”고 맞섰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참모들의 한국당 공격이 도를 넘었다. 적반하장에 유체이탈”이라며 “10대 후반의 U-20 국가대표 선수들도 ‘원팀’의 중요성을 아는데 이 정권은 피아 식별조차 못 하는 소아병에 걸린 것 같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원내대표가 이강인 선수 패스 이야기를 하며 추경 적시 투입을 얘기했지만, 자살골 넣는 민주당한테 추경 패스를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한국당은 추경안 심의에 앞서 경제 실정 청문회를 열 것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지금 여당이 국회를 열려는 목적이 첫째도 추경, 둘째도 추경, 셋째도 추경”이라며 “경제 실정 청문회를 열어 무엇이 문제인지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그 부분은 논의되지 않았는데 한국당이 새롭게 테이블에 올렸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달 말로 활동기한이 종료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임기 연장 문제까지 여야 간 쟁점으로 번지면서 국회 정상화 논의는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중재역을 자임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일단 국회 문을 열어놓고, 특위 연장 문제는 추후 별도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중재에 나섰다.

오 원내대표는 “이번 주가 제가 제시한 마지노선”이라며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라도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말까지 국회 정상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 차원에서 국회 소집을 요구하겠다는 뜻이다. 정기국회 회기가 아니더라도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임시국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에 따라 바른미래당 소집 요구에 일부 범여권 의원들이 가세할 경우 한국당을 빼고 국회를 열 수 있다.

이종선 이형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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