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가 ‘사법농단 의혹’ 관련 문건을 비공개한 것이 정당하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공개하라’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 재판부의 재판장이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참여연대가 행정처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패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은 지난해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등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관계자들의 컴퓨터에서 관련 문건 410개를 확보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일부 문건, 특정 문장을 선별해 공개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비공개 문건을 공개하라고 행정처에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거부당해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파일이 감사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참여연대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행정처가 감사 과정에서 제출받은 문건 등 정보를 그대로 공개할 경우 조사 대상자가 공개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감사 등 조사에서 적극적 자료 제출이나 협조를 꺼릴 수 있다”고 비공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정보가 공개될 경우 관련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2심 재판부 재판장인 문용선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있어 해당 사건을 맡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검찰이 지난 3월 대법원에 비위가 있다고 통보한 법관 66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서울북부지법원장이던 2014년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 청탁을 후배 주심 판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 부장판사는 본인이 직접 연루된 사건과 관련된 소송을 맡았으면 안 됐다고 본다”며 “판결 공정성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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