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화재 두달 만에… 안전모 쓰고 미사

피해 없는 동쪽 성가대 뒤편서… 약속한 기부금 10%도 모금 안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미셸 오프티 대주교와 사제들이 화재 발생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와 성당 직원 30명은 안전모를 착용했다. AP뉴시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꼭 2개월 만인 15일(현지시간) 미사가 다시 열렸다. 미사는 오후 6시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동쪽 성가대석 뒤편 성모 마리아 예배실에서 열렸다. 안전상의 이유로 사제와 성당 직원, 일부 복원 작업자 등 30명만 참석했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모를 썼다. 일반 신도들은 가톨릭 TV채널의 생중계를 통해 미사에 참여했다.

이번 미사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매년 6월 16일 열리던 제단 봉헌 기념 미사에 맞춰 열렸다. 미사를 집전한 미셸 오프티 대주교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예배하는 장소다. 그리고 예배가 대성당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4월 15일 발생한 화재로 첨탑이 붕괴하고 지붕 대부분이 무너져내리는 피해를 입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 직후 대국민 담화에서 5년 내 재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매일 150여명이 투입돼 잔해를 치우고 구조물 안정화 등 재건 공사를 하고 있지만, 붕괴 위험은 여전하다. 방송 화면에는 성당 내부 곳곳에 쌓아둔 불탄 목재 잔해와 천장의 큰 구멍 등이 그대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줬다.

피에르 비바르 신부는 “대성당 재건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성공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이 언제 일반에 재공개될지는 미정이다. 노트르담 교구는 대성당 앞 광장을 다시 대중에게 개방하는 방안과 관련해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재건 공사 기간 가톨릭 신자들을 맞을 임시 성당을 광장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해 모금 서약된 기부금은 약 10억 유로(약 1조3350억원)이지만 실제 모금된 금액은 1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재까지 모아진 금액의 90%는 미국인들이 보낸 것이라고 비영리단체 ‘파리 노트르담의 친구들’이 밝혔다. 화재 직후 명품 업체 LVMH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가 2억 유로를 내겠다고 밝히는 등 프랑스의 재력가와 기업들이 경쟁하듯 기부를 약속했지만 아직 동전 한 푼 내지 않았다. 노트르담 교구 측은 기부가 더딘 이유로 “이들이 돈이 정확하게 어디에 사용될지를 미리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P는 화재 당시 대성당 지붕을 덮고 있던 납 300t이 녹으면서 노동자들의 납 중독 위험 때문에 작업이 진척되지 못하는데다 기부까지 늦어지면서 재건 공사에 더욱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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