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20 축구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인은 대회 MVP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이 끝난 뒤 넘쳐난 격려·환호와 달리 일부 선수에게는 도 넘친 비난이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온라인상 괴롭힘)’ 형태로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결과지상주의 등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한 대중의 속성이 다양해진 미디어를 통해 더 증폭돼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너거(너희) 어멈(어머니)도 집에서 경기 볼 텐데 걷고 싶냐?” “축구 접고 기술 배워라.” 경기가 끝난 16일 새벽, 한 선수의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에는 욕설에 가까운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결승전에서 부진했다는 이유였다. “머리 만지러 국대(국가대표) 나왔냐” “군 면제 받았다고 설렁설렁 뛰냐” 등 인신공격도 가해졌다. 이 선수의 이름은 하루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머물렀다.

사이버불링은 SNS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른바 ‘오픈사전’ 방식의 나무위키에도 사전적 평가를 빙자한 악의적 비난이 잇따랐다. 이전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에 대한 서술 없이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패배의 제1 원인이 됐다”는 깎아내림과 “해외는커녕 K리그에서도 주전 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평이 적혔다가 삭제됐다.

전술상 자신의 위치가 아닌 곳에서 뛰어야 했던 또 다른 선수의 항목에는 국적이 결승 상대였던 우크라이나라는 허위 서술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 사진이 걸렸다. 선수 성명에 우크라이나어로 표기한 이름을 적어 조롱한 사용자도 있었다. “기본기가 부족하다”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등 경기 전엔 없던 막연한 평가도 새로 추가됐다. 이 선수 역시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바라는 결과가 아닐 때 부정적 반응이 나오는 건 세대를 막론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채널, 즉 미디어가 SNS 오픈사전 유튜브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생각없이 던진 비난, 허위사실이 쌓여 생기는 피해도 비례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명인의 사생활을 상품화하는 최근의 세태도 다수 대중이 소수 유명인을 감시·비난하는 경향을 심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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