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11일 오후 1시15분께 우리 해군함정이 속초 동북방 약 161㎞, 북방한계선(NLL) 이남 약 5㎞ 부근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어선은 오후 7시8분께 북한에 인계됐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 어선 1척이 지난 15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표류하다가 강원도 삼척항 인근에서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군과 해경, 국가정보원 등은 이 어선에 타고 있던 4명에 대한 합동신문을 진행 중이다.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 해상 ‘핫라인’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구조 상황을 신속히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소형 목선 1척은 지난 15일 오전 6시50분쯤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 기관 고장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역에서 조업하던 민간 어선이 북한 선박을 발견해 신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구조된 북한 선원들은 군인 신분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만 전했다.

북한 선박이 지난 11일 속초 동북쪽 161㎞, NLL 이남 5㎞ 해역에서 발견됐을 때에는 북한이 군 통신망을 통해 남측에 구조 요청을 했다.

이번에는 구조 과정에서 남북 간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 선박이 북측 감시망을 벗어나 남하했거나 표류하던 중 발견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에는 동해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선원 5명 중 1명이 귀순했으며 나머지 4명은 북한으로 송환된 바 있다.

우리 군과 경찰의 해상경계에 허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북한 어선이 동해 NLL에서 직선으로 150㎞ 넘게 떨어진 삼척항 근처까지 내려오는 동안 해군과 해경은 식별하지 못했다. 속초에서 양양, 강릉, 동해를 거쳐 삼척에 이를 때까지 북한 어선이 내려오는 걸 몰랐다는 의미다. 군 당국은 “관련 사안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11일 북한 어선을 발견한 지 6시간10분 만에 구조 상황을 언론에 구체적으로 공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의식해 신중을 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소형 목선은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데다 위성항법장치(GPS)가 없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이동 경로를 조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합동신문 결과에 따라 북송 또는 귀순 조치가 이뤄진 이후 북한이 공식 입장을 낼 가능성은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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