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 바른미래, 민주평화, 정의당이 6월 국회 소집 절차에 들어갔다.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결렬되면서 각 당은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했다.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과 각종 민생·개혁법안 처리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6월 국회 소집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한국당이 빠진 반쪽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력의 부재가 반쪽국회를 불렀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끝내 대화와 타협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고 상대의 굴복만 강요하다 두 달 가까이 허송했다. 한국당에 무조건 등원을 촉구한 민주당이나 패스트트랙 철회 없이 등원하지 않겠다고 버틴 한국당이나 오십보백보다. 그럼에도 굳이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여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등원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를 거부했다. 경제청문회는 국회가 열려야 가능하다.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는 사실상 한국당의 국회 등원 선언인 셈이다. 한국당 주장대로 현 상황이 경제 위기가 아니고, 청와대 진단대로 정부의 경제 성적이 나쁘지 않다면 청문회 개최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청문회를 정부의 경제 정책을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게 이치에 맞는다. 패스트트랙 철회에 비하면 경제청문회 개최는 조건이라고 할 수도 없다. 야당의 이 같은 저강도 요구조차 수용하지 못하니 청와대와 여당이 경제의 ‘경’자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얘기가 공감을 얻는 게 아닌가.

반쪽국회 소집이 한국당 등원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는 있다. 한국당 내에서도 “일 좀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국회 보이콧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귀 기울여야 할 얘기들이다. 지금까지 야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얻은 것보다 잃은 게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회 파행 국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한 그지만 이를 위해 문 의장이 어떤 중재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후진성은 이렇듯 여나 야나 책임질 위치에 있는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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