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사과 직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정문 앞 게시판에 6월 임시국회 공고를 붙이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 98명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에 따라 국회가 열리게 됐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 98명이 서명한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가 17일 국회 의안과에 제출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는 20일 임시국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3월 임시국회가 마지막 본회의를 연 지 76일 만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로 국회가 파행한 지 59일 만에 국회가 열리게 됐다.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까지도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바른미래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당론으로 정하고, 민주당이 동참하면서 소집 요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임시국회를 소집하더라도 제1야당인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의사일정 합의조차 힘든 상황이어서 또다시 빈손 국회로 끝날 우려가 있다. 여야의 강경 대치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협상을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일단 국회 문을 열어두고 계속해서 (한국당을) 설득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안을 제시하며 협상을 이끌어온 오 원내대표가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오후에 의원총회를 열고 참석 의원 19명 만장일치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어 민주당도 의총을 열어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정상화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에 의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동참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사실상 바른미래당과 함께 국회 소집에 나선 것이지만, 당 차원에서 국회 소집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한국당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국당이 요구하는) 경제청문회 개최는 일종의 반칙이다. 이것을 타협하면 앞으로 모든 협상이 엉망이 될 수 있다”며 “국회 문을 열 수 있는 만큼이라도 열어야 한다. 반쪽을 열더라도 국회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협상은 오늘로 끝”이라면서 “이 시간 이후부터 우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부터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바른미래당의 국회 소집 요구 결정을 환영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국회 소집에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일단 국회가 열리게 됐지만 의사일정 합의부터 단계마다 한국당의 반발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당장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부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어차피 반쪽짜리 개회에 불과하다. 협의 없이는 본회의도 열기 힘들 것”이라며 “우리 당을 (국회 정상화의) 걸림돌로 보이게 하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요구한 경제청문회도 여전한 쟁점으로 남아 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국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민주당에 경제청문회 수용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무한 책임을 갖는다. (한국당이 요구한) 경제실정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도 “지금이라도 한국당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경제청문회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판 이종선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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