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는데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화의 물꼬를 틀분위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답고 따듯한 친서라고 화답했다. 이희호 여사 장례에 김 위원장은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보내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톡홀름 선언을 통해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북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방북 발표를 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도맡던 중재자 역할을 시 주석이 대신할 것 같은 뉘앙스다. 사실 중국의 속성상 교착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협상 동력을 마련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방북하지도 않을 것이다. 청와대가 중국과 시 주석 방북 준비 상황을 공유해 왔다고 밝힌 데서도 성과를 예견할 수 있다.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1주일 가량 앞둔 20~21일 방북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 미·중,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29일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공유될 것이다. 시 주석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진전된 입장을 이끌어 내기라도 할 경우 미·중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북한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 를 했다.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 놓고 미국에 계산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미국이 오판할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해 놓은 상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게다가 미국은 송환법 관련 시위를 벌이는 홍콩은 물론 대만 문제까지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대미 압박 카드로 북한 변수를 활용하려 할 경우 한반도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중국이 인도적 지원을 명목으로 북한에 대규모 쌀과 비료를 무상 지원하며 대북 영향력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이 기회를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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