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학교 안에서 사고를 치면 교육부 소관이지만 학교 담벼락 밖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여성가족부 담당이 된다.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부가 맡지만 학교 미세먼지는 교육부 담당이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환경 이슈지만 급식·식수 문제로 교육부 영역이 된다. 고졸 취업 활성화는 교육부·고용노동부, 유아교육은 교육부·복지부 공동 영역이다.

이처럼 정부 부처들이 공동 대응해야 하는 사회 이슈에 대처하기 위해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직을 겸직하고 있다. 그러나 고질적인 부처 칸막이와 이기주의 탓에 사회부총리 역할은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부에 차관보직(1급)이 만들어진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 차관보와 관련 인력 8명을 증원하는 내용의 ‘교육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대통령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교육부는 “차관보는 사회관계장관회의 간사를 맡아 부처 간 실무협력을 조율하게 된다.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 목표인 ‘혁신적 포용국가’ 사회정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인사는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이뤄질 예정이고, 차관보는 교육부 내부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차관보는 11년 만이다. 2001년 김대중정부 때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되고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로 승격되면서 차관보가 처음 생겼다. 2008년 이명박정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합치며 2차관직이 생기며 차관보직이 없어졌다.

교육부는 사회부총리직을 수행하려면 차관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영(令)이 서지 않으니 부처 간 협력에도 한계가 뚜렷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사회부총리 주재 사회관계장관회의에 다른 부처들은 주로 장관보다 차관을 보내 ‘사회관계 차관회의’란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차관보 논의는 김상곤 전 부총리 때는 지지부진했으나 유은혜 부총리 취임 뒤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선 차관보직이 신설되더라도 부처 간 유기적 협력과 사회 정책의 성공은 결국 사회부총리의 정부 내 위상에 달렸다고 본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유 부총리의 후임으로 누가 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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