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평일에도 문 열 때 소통 공간”

예장 문화목회 간담회, 유현준 교수 강연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지역의 교회 공간이 갖는 의미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평일에 문이 닫혀 있는 교회가 많다. 이웃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해야 함에도 그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도시건축 에세이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의 저자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교회가 문을 열면 지역 사회에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권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문화법인(이사장 조건회 목사)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개최한 문화목회 간담회 ‘허브’에서다.

유 교수는 1970년대 한국교회 부흥의 이유를 도시화에서 찾았다. 그는 “선배들은 상가교회로 시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다”며 “그 교회 주변으로 신도시가 생겨나며 상가교회가 대형교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화가 91%까지 진행된 오늘날엔 그때와 같은 대형교회가 생겨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도시 환경이 바뀐 오늘날, 건축학에서 볼 때 교회 공간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우선 누구나 초대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일례로 미국 뉴욕 맨해튼은 타임스스퀘어나 브라이언트파크 등 큰 공원 사이의 평균 거리가 1.04㎞이지만 서울은 4.02㎞로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서울에선 시민들이 쉴 공간이 부족하자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유 교수는 “일주일 중 주일만 문을 여는 교회 공간이 얼마나 아까운가”라며 “교회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쉴 곳이 없는 이들에게 방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건설사가 만드는 획일화된 아파트가 도시를 점령했다. 획일화는 나만의 가치를 상실케 하고 자존감을 잃게 한다. 이에 시민들은 다양성을 갈구하고 있다. 유 교수는 이런 갈급함을 교회가 놓치지 말고 지역적 특수성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숙인이 많은 곳에는 샤워실을, 도심 한가운데는 도서관을 잘 갖춘 교회를 만들면 좋겠다”며 “건축 공간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이 먹고사는 일 외의 영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함께 발제한 오동섭 미와십자가교회 목사는 “바울의 셋방이 하나님의 공간이 됐다는 것을 떠올려 보자”며 “사랑하는 마음 가운데 환대의 공간을 만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자”고 권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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