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쌍둥이 자매(오른쪽)와 한 남성이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암웨이센터 앞에서 ‘4년 더’를 의미하는 네 손가락을 펼쳐들고 있다. 뒤편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슬로건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가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암웨이센터는 미 프로농구(NBA) 올랜도매직의 홈구장이다. 여기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이 18일 밤(현지시간) 열린다. 내년 11월 3일 미 대선을 향한 16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암웨이센터는 실내경기장이라 좌석 수가 축구장이나 야구장보다 적다. 수용 규모는 2만명인데, 트럼프 재선 캠프는 농구 코트에도 의자를 놓아 2만5000명을 입장시킬 방침이다. 트럼프 캠프는 세 과시를 위해 출정식 참석을 신청한 모든 사람에게 티켓을 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위터 글에서 “10만명 넘게 참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암웨이센터 수용 규모의 4배가 넘는 숫자다. 출정식에 긴 줄과 혼잡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벌써 수천명의 사람들이 행사장 앞에 줄을 서 있으며 일부는 이틀 전부터 와 있었다”며 “출정식에 못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해 행사장 주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정식 하루 전날인 17일 올랜도에는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비가 그친 뒤인 오후 6시30분쯤 암웨이센터 주변에 이미 수백명의 열성 트럼프 지지자들이 천막과 우산을 펼치거나 우비를 입은 채 진을 치고 있었다. 수천명으로까지는 보기 힘들었으나 트럼프의 광팬들이 속속 암웨이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좋은 자리에서 출정식을 보기 위해 밤을 새우고 있었다.

지지자들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은 그들의 영웅 트럼프 대통령을 그대로 닮은 듯했다. 이들은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며 재선을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과 내년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고 쓰인 플래카드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중년여성 모린 베일리는 올랜도에서 차로 1시간이 넘는 거리인 플로리다주 퐁스인라잇에서 왔다고 했다. 베일리는 “집이 가깝지만 여기서 밤을 새 앞자리에서 내일 출정식을 볼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미국을 강하게, 그리고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베일리와 쌍둥이 자매인 로린 벤테니언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처럼 워싱턴에 찌든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게 행동한다”고 옹호했다. 이 자매는 ‘트럼프 걸’이라는 흰 면티를 우비 안에 입고 있었다.

제임스 드와일드는 이 자매와 트럼프 유세장에서 만나 친구가 된 사이라고 했다. 드와일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후보들에게 뒤지고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믿을 수 없는 조사”라며 “결국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40대 남성 앤드류 커슨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차로 7시간을 달려 이곳에 도착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민주당”이라며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가짜 뉴스만 퍼뜨리고 있으며, 진짜 뉴스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에 있다”고 주장했다. 커슨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녹음한 듯 따라 했다.

열성 트럼프 지지자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도 낙관했다. 베일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친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20대의 젊은 트럼프 지지자 트렌튼 빌리안은 “김 위원장의 진심을 나도 믿기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김 위원장을 압박해 북한 비핵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랜도(플로리다주)=글·사진 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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