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18일 검찰이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자신을 기소한 데 대해 “다소 억지스러운 수사결과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손 의원이 전남 목포시 대의동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명하는 모습. 뉴시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목포 도시재생사업계획 자료를 사전에 입수한 뒤 관련 부동산을 무더기로 사들였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이라는 것이다. 손 의원은 ‘억지스러운 수사 결과’라며 반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18일 “손 의원과 그의 보좌관 등을 부패방지법,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목포시청 관계자에게서 도시재생사업계획 자료를 얻은 뒤 이를 이용해 조카, 지인 등 명의로 관련 토지 26필지, 건물 21채(매입 당시 14억213만원 상당)를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5월과 9월 두 차례 목포시의 ‘도시재생사업 공모 추진 계획’ 관련 자료를 얻었다. 검찰은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이던 손 의원은 업무 일환으로 목포시장과 만나 목포 ‘개항문화거리’의 문화적 가치, 도시재생사업 선정을 위한 계획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같은 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조카 명의로 개항문화거리 주변 토지 3필지, 건물 2채를 매입했다. 남편이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 및 지인들이 토지 23필지, 건물 19채를 매입토록 했다. 개항문화거리는 지난 4월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됐고, 이들이 구입한 부동산 모두 해당 구역에 포함됐다. 2017년 관련 부동산을 산 손 의원 지인의 경우 지난 3월 구입 당시보다 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팔았다.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를 통해 취득할 때 처벌하도록 한다. 검찰은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산 경우 손 의원이 실제 시세차익을 얻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혐의가 적용된다”고 했다. 검찰은 조카 명의로 사들여진 토지 3필지와 건물 2채에는 부동산 차명거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손 의원이 부동산 탐색부터 매매계약 등 모든 거래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다만 손 의원이 도시재생사업 선정 과정 자체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선 “손 의원이 국토부 관계자들을 만나 목포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한 사실은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입장 표명 정도에 그쳤다”며 선을 그었다.

향후 재판에서는 ‘취득한 자료와 부동산 구입 간의 인과관계’, ‘취득 자료가 비밀 정보인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은 ‘도시재생사업 발표 훨씬 전부터 땅을 구매해 왔다’는 입장이다. 검찰도 손 의원의 또 다른 조카는 손 의원이 관련 자료를 얻기 이전에 목포 부동산(건물 3채)을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부분은 기소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손 의원 측은 “목포시에서 얻은 자료 내용은 주민 설명회에서도 공개된 적 있다. 도시재생 지역 선정에 권한이 없는 목포시의 자료를 비밀 정보로 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반인이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목포시가 비공개 처리했다는 점에서 ‘대외비 자료’”라고 했다.

검찰은 자신의 딸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손 의원 보좌관 A씨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남편과 지인에게 보안자료를 누설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도 받는다. 검찰은 손 의원에게 목포 지역 부동산을 소개한 청소년쉼터 운영자 정모(62)씨가 도시재생사업계획 자료를 훔친 사실을 적발하고 그를 절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재판을 통해 당당히 진실을 밝히겠다”며 반발했다. 의원직 사퇴나 전 재산 기부 등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재판을 통해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차명 건이 하나라도 밝혀지면 전 재산 기부는 물론이고 국회의원직도 약속대로 사퇴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의혹이 사실이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안규영 김판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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