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자와 사용자 간 협상이 19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제3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논란이 큰 경제정책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다. 최저임금은 박근혜정부 4년간 연평균 7.4% 올랐다. 과거 정부도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적지 않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여기다 이번 정부 들어 2년간 29.1%가 또 올랐다.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50%에 육박한다. 물가상승률이 1% 초반, 경제성장률이 2% 중반 정도인데 노동의 가격인 임금만 이처럼 치솟았다. 경제 전반에 충격이 가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올해 한국 성장률을 2.5%에서 2.0%로 내리면서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기업 심리와 이윤에 부담을 줬다”고 했다.

청와대가 생각하는 내년 인상률은 3~4% 정도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하지만 내년 최저임금을 3%만 인상한다고 쳐도 명목 시급은 8601원이 된다. 올해보다 251원 오른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시급은 1만331원으로 올해(시간당 1만20원)보다 311원 인상된다. 2017년에 비해선 32.9%나 오른 것이다. 지금 자영업, 중소기업, 대기업을 막론하고 모두 경영수지가 급전직하로 나빠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수출 환경은 하반기에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서 33%로 늘어나는 게 ‘속도 조절’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동결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대한 동결에 가까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공개회의에서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동결론을 주장했으며, 최운열 의원도 최근 이 같은 의견을 이해찬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속도 조절’ 같은 모호한 말로 경제 주체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임위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한다는 신호라도 보내야 가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 의욕을 조금이나마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업종별 차별화라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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