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에서 최근 5년간 성폭력 사건으로 학생·교수·교직원 52명이 징계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는 모두 남성이었고 피해자는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었다. 여초(女超)에다 학생 수가 일반 대학의 10% 정도에 불과한 교대의 특수성과 성폭력 사건 피해 고발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국민일보가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대학별 교내 성폭력 징계 자료’와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2015년 1월 1일부터 2019년 6월 10일까지 전국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에서 성폭력 사건 29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모두 52명이었고 전부 남성이었다.

성폭력 유형으로는 ‘강제추행’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들은 술에 취한 여학생을 과방이나 자취방에서 성추행했다. 최근 서울교대 사례처럼 외모품평 등 성희롱 사례가 9건 있었고, 여자화장실 등에 침입해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사례도 3건 있었다. 교수의 성폭행과 유흥업소 성매매도 1건씩 있었다.

가해자 수 기준으로 서울교대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교대와 한국교원대가 각 7명, 청주교대 4명, 경인·광주·부산·진주·춘천교대 각 2명이었다. 공주·전주교대는 각 1명이 성폭력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다.

가해자 신분은 학생이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수도 8명 있었다. 한국교원대의 한 교수는 수년간 제자들의 손이나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성폭행까지 해 파면됐다. 광주교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간 자리에서 “여학생들은 학교에 취업했을 때 교장이나 교감이 술을 따르라고 하면 ‘오빠, 오빠’ 하면서 술을 따르는 게 좋다”고 하거나, 조리하는 학생들에게는 “뭐하냐? 애낳냐?”고 말해 징계위에 회부돼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교직원 3명도 학생이나 동료 직원에게 성희롱·성추행을 했다.

교대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폭력 사건과 가해자가 결코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다수 교대의 재학생은 1500명 안팎이다. 주요 일반대는 2만명을 넘나든다. 교대는 또 남녀 성비가 3대 7 정도로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가 적은 남성들의 성폭력 가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성별 권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성폭력이 심각하다는 데 우려를 표시한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사안이 가볍든 무겁든 교사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교수나 교사 자격이 없고,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평등 교육과 강한 처벌, 교내 성평등 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대는 성폭력 문제에 더더욱 민감해야 하는데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성인지감수성과 성평등 관점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범죄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페널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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