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등학교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날인 20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 입구에서 상산고등학교 동창회와 학부모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한 운영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못 미치는 결과가 속속 발표되며 대상 자사고들이 잇따라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이게 됐다. 올해 24개 자사고에 대한 평가 결과가 다음달 초까지 모두 나올 예정이어서 기준점 미달로 연쇄 지정 취소 폭풍이 불어닥칠지 주목된다. 해당 학교들의 반발도 거세 자사고 폐지 여부를 둘러싼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사고들은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적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20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자사고 평가에서 상산고가 기준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았다”며 “이에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이 공개한 점수를 보면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 지표에서는 4점 만점에 2.4점을 얻었다.

도교육청 하영민 학교교육과장은 “앞으로 김승환 교육감이 지정하는 청문 주재자가 7월 초에 상산고를 상대로 청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상산고는 강력 반발했다. 상산고 측은 전북도교육청의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평가는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났다”며 “그 부당성을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전북도교육청이 평가의 본래 목적은 무시하고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며 “다른 지역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그 지위가 유지되는데 전북은 79.61점을 받았는데도 탈락시키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상산고 학부모와 졸업생들은 도교육청 앞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유재희 총동창회장은 “79.61점은 올해 전국 자사고 평가에서 최고점으로 예상된다”며 “‘전국 수석’이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상산고에 대한 평가는 폐지를 위한 불공정한 평가”라고 비난했으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전북도교육청의 평가는 자사고 취소 수순이다. 교육부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취소 결정에 동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기도교육청의 안산동산고에 대한 평가 결과에서도 재지정 통과 기준점인 70점을 넘기지 못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운영과 재정 시설 여건 등 27개 지표를 검토한 결과 안산동산고는 재지정 기준점에 미달했다”며 “이에 지정 취소 계획을 학교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산동산고 측은 “통보받은 내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청문 절차를 통해 적극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2014년 평가에서 기준 점수가 미달했지만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아 자사고 지위를 유지했다.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유지 여부는 다음 달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 결정은 최대 80일이 소요되지만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북도교육청에서 7월 중순쯤 동의 요청이 오면 여부를 7월 안에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고 있는 학교는 전체 자사고 42개교 중 24개교로 다음달 초까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주 안산=김용권 강희청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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