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다음 달 말에 물러나는 문무일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더는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사학법인의 회계부정과 요양기관 보조금 부정수급 행태에 대해서도 “불법을 유발하는 구조적 요인을 과감하게 개선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고강도 대책을 주문한 세 가지 사안은 지난해 11월 3차 협의회 당시 발표된 ‘9대 생활적폐’에 포함돼 있던 것들이다. 청와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 국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적폐들은 지속적으로 청산하되, 특정 분야 관련 사건이나 범죄가 발생할 경우 해당 문제 해결에 정부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국민들은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반칙과 특권을 일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패 사건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부패가 풍토가 되고 문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출범 2년이 되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깨끗해지고 공정해졌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반칙과 특권은, 국민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의 대표적 사례로 ‘고액 상습 체납’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고의로 면탈하고 조세정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 고액 상습 체납자는 반드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올 상반기 고액 체납자 325명으로부터 징수한 체납액은 1535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지난 5일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상습 체납자를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에 가두는 방안이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안을 차질없이 이행해 조세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당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학법인의 횡령과 회계부정 관행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293개 대학에서 1367건의 비리가 적발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교육부의 감독을 강화해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비리와 관련해서는 “일부 요양원이 기준 이하의 인력을 배치하고 운영을 속여 부정 수급하고 보조금을 착복했다”며 “요양기관의 회계, 감독, 처벌 규정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9대 생활적폐 관리 현황과 향후 청산 계획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습체납과 사학, 요양병원 비리는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사안이라 회의에서 집중 논의됐다”며 “나머지 6개의 생활적폐 청산 활동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학 비리 척결과 관련해 노무현정부 때 추진하다 무산된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이 다시 시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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