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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진창수] G20, 외교 전략은 뭔가


20개국 지역정상회의(G20 서밋)가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다. 이번 G20은 다국 간 협력보다는 미·중 정상회담 등 양국 간 외교가 더 주목을 받는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타협이 될지, 확전이 될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G20 서밋은 2008년 11월 선진국과 신흥국가들이 리먼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발족했다. 발족 당시 다국 간 경제정책을 조정해 열린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따라서 G20 공동선언에는 ‘보호주의를 거부하고, 세계 경제가 폐쇄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항상 들어가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유로 위기 등 세계 공통의 과제가 발생할 경우 각국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 병합이나 영국의 EU 이탈, 그리고 미·중의 무역전쟁 등이 격화되면서 G20의 분위기는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강대국이 자국의 국익을 중시하면서 자유무역 질서를 유지하기가 점차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즉 참가국이 국제사회의 위기 극복에 협력하기보다 강대국의 진영논리가 확대되면서 각국 간 대립도 점차 뚜렷해졌다. 그 예로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서밋의 공동선언에서 ‘보호주의를 극복한다’는 문구가 사라졌다. 그리고 오사카 G20의 전초전인 무역 디지털 경제장관회의에서도 반보호주의 문구를 싫어하는 미국과 이를 선언문에 넣고자 한 유럽 국가들의 대립으로 공동선언문조차 발표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자유무역 질서를 옹호하던 미국이 힘의 논리로 국제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면서 다국적 협의의 장이 국익 수호의 합종연횡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이제 G20은 다국 간 협력을 이끌어가기보다 G20을 이용해 외교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강대국의 경쟁 장소로 변모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 2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G20에서 중국의 선택지를 확대하고자 했다. G20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지렛대를 높이고자 북한과의 회담을 전격 개최한 것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북한과 중국 모두에 일석이조 상황을 연출했다. 대미 관계에서 강경 자세로 나오고 있는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중재자 역할로 인정함으로써 트럼프와의 타협을 모색하고자 한다. 중국도 미국과의 교섭 전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 변수가 미·중 경제전쟁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중국의 선택지를 넓힌 것은 사실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일본,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우군을 확대하려는 외교전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G20에서 회담하는 것에 합의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인도 등 제3국과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자신의 진영을 확대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도 발 빠르게 중국, 러시아 등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이외의 외교적 선택지 확보에도 노력을 한다.

문제는 한국은 어떤 전략으로 G20에 임하고 있느냐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타협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일본은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의 선택지가 넓어지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무역 문제와 방위비 분담액 증가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마련되었는지에 의문이 든다. G20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을 만든 것은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이해하기 힘들다. 중국과 일본이 전략적인 타협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보험을 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한·일 정상회담은 필요하다. 한국도 전략적인 선택지를 확대해야 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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