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행위자에 대한 법원 잣대가 오락가락해 논란을 빚은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에는 술에 취해 경찰관의 뺨을 때린 피의자나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원 직원을 폭행한 사람을 구속한 반면 집회 장소에서 경찰관들을 마구 때린 민주노총 노조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관 폭행 노조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은 지난달 서울 현대사옥 앞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보호장구와 방패 등을 빼앗아 경찰관 30여명을 폭행해 치아를 부러뜨린 혐의 등으로 노조원 1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가 확실한 노조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난동 취객이나 법원 직원 폭행범보다 노조원의 혐의가 무겁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도망의 염려도 없다. 조선업종노조연대에서 차지하는 지위도 고려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나 나올 수 있는 황당한 결정이다.

불법·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정부와 법원의 ‘민주노총 봐주기’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노총이 지속적으로 불법·폭력 집회를 자행해도 정부와 법원이 법대로 처리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이 이미 구속된 민주노총 간부 3명과 함께 국회 무단 침입, 경찰관 폭행 등을 사전에 공모했다는 경찰 수사결과를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그동안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체포영장이 발부된 단병호 이석행 한상균씨는 종교시설로 도피했고, 김 위원장은 철도노조 위원장 때 민주노총 사무실 등에서 은신한 전례가 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면 김 위원장이 이번에도 몸을 숨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노총은 “촛불 정부를 포기한 결정”이라며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의 적법 투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정부와 검·경, 법원은 민주노총의 불법·폭력 집회를 엄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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