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아, 이제 아프지 말고 천국에서 만나자”

개척교회 목사 사택 화재… 사연 온라인 보도 후 잇단 중보기도·후원

지난 4월 제주도에서 함께한 세 자매. 왼쪽부터 둘째 구하은, 장녀 하경, 막내 하빈양. 하은이는 사고 당일 친구 집에 놀러 가 화를 면했다. 구태극 목사 제공

대구 향기로운은혜교회 구태극 목사 가족 사연이 ‘미션라이프’ 페이스북에 소개돼 네티즌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7일 새벽 4시 30분쯤 대구 동구 신서동 4층 빌라에서 불이 나면서 구 목사의 사택 전체를 태웠다. 구 목사가 새벽기도를 위해 나간 사이 발생한 화재로 조은미(52) 사모와 큰딸 하경(17), 막내딸 하빈(13) 양이 크게 다쳤다.

40%의 화상을 입은 조 사모는 화상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하빈이도 화상으로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4층에서 뛰어내린 하경이는 80% 전신화상과 척추손상, 대퇴부 골절 등으로 큰 수술을 받고 위독한 상황에 놓였다.

장년 6명, 청년 4명이 출석하는 교회 담임인 구 목사는 가족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임대료를 내기 어려워 성도가 운영하는 카페를 빌려 주일 예배를 드리는 형편이었다. 구 목사의 안타까운 사연은 지인들의 SNS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11일 ‘아직 13, 17살…개척교회 목사님 딸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온라인에 보도됐고, 페이스북 계정에도 올려졌다. 1800여건이 넘는 ‘좋아요’와 공유를 얻었다. 300여명의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구 목사 가정을 위해 함께 중보했다. “아직 학생이라 적은 금액이지만 병원비를 후원했다”는 학생부터 “한 달치 월급을 드리고 싶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러시아에서는 중보기도팀이 생겼고, 미국 한인교회 성도들은 수천 달러 성금을 모아 구 목사에게 전달했다.

지난 14일 구 목사는 “이렇게 모아진 성금으로 1차 병원비를 잘 수납했다”며 국민일보와 독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해왔다. 이날 하경이는 3차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5일 뒤인 19일 오후 8시 8분 하경이는 끝내 눈을 감았다.

하경이의 오빠 이레(22)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생을 그리워하는 편지를 남겼다. “하경아 하늘에서 하나님 옆에서 행복하게 있어야 해. 마지막으로 말 한마디 나눠보고 싶었는데 대답이 없네.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답답해. 오빠가 너무 미안해. 이제 아프지 말고 나중에 천국에서 보자. 너는 우리 집의 기쁨이었다.”

이레씨 편지 전문과 함께 보도된 후속 기사(‘하경아 천국에서 만나’…페이스북에 전파된 ‘사랑’)는 3400여명의 독자가 ‘공감’을 표하며 함께 울었다. 구 목사는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지만 하경이를 주님의 품에 안겨드렸다”면서 “많은 분들이 기도와 마음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 아내와 하빈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기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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