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만드는 차세대이동통신(5G) 장비를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중 공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각계각층 인사들이 일제히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반대한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성토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도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드저널(WSJ)은 백악관 관리들이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에 미국으로 수출하는 하드웨어를 중국 외 국가에서 제작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에서 설계·제작되는 5G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금지토록 하기 위한 사전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중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스웨덴 에릭슨이나 핀란드 노키아 등 유수의 통신장비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이 거론한 장비 목록에는 휴대전화 기지국 전자기기, 라우터, 스위치 등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지능형 부품이 포함돼 있다. 중국이 기술자들을 통해 통신장비에 ‘보안 구멍’을 만들어 정보수집을 하거나 원력 조종으로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백악관은 지난달 일부 외국산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를 제한하는 내용의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150일 이내에 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중국 정부와 학계,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을 성토했다. 외교부와 재정부, 상무부 고위인사들은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G20 정상회의 참석’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보호주의를 집중 비판했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은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전 세계 무역긴장을 고조시키고, 세계 경제성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는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 반대 측면에서 공동 인식을 모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쥔 외교부 부장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홍콩 문제 거론 가능성에 대해 “홍콩은 중국의 일이며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의 일방주의는 미래가 없다’는 칼럼을 통해 “지난 1년여간 미국은 국제 규칙을 무시하고, 곳곳에서 무역마찰을 일으키며 국제 사회의 공통된 반대에 부딪혔다”고 비판했다. 중국 칭화대 경제학연구소의 리다오쿠이 교수는 전날 세미나에서 중국 경제의 기초가 튼튼해 미국의 ‘관세폭탄’을 견딜수 있고, 미·중 무역회담에서도 중국이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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