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출시 시기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갤럭시 노트10과 출시가 겹치지 않으려면 늦어도 7월 안에는 폴드를 시장에 내놔야 하지만 제품 완성도 등에서 여전히 고민이 많아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트10을 8월 중 출시하는 것은 결정했지만, 폴드와 관련해서는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주 내로 출시일을 공지하겠다”고 한 게 전부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폴드와 관련해서는 모든 게 미정인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폴드 출시를 망설이는 건 ‘갤럭시 노트7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트7 발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성급하게 배터리 문제로 결론짓고 재출시했다가 결국 단종 사태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폴드는 올해 4월 리뷰어들이 디스플레이 불량 문제를 지적하면서 출시를 연기했다. 이후 제품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고 제기된 문제는 대부분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출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건 폴더블폰의 품질 기준이 명확히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세계 최초로 내놓는 제품이다 보니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춰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화웨이도 폴더블폰 메이트X 출시를 6월에서 9월 이후로 연기했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 또 출시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전 세계 사업자들과 출시를 두고 조율해야 할 게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지거나 다른 이슈가 발생한다면 폴드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폴드 출시 시기가 노트10 판매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폴드 출시를 마냥 미룰 수만도 없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노트10이 8월 출시되기 때문이다. 노트10의 출시일은 8월 7일로 예상된다. 8월이 가까워지면 삼성전자는 노트10에 집중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 ‘폴드 7월, 노트10 8월’이라는 출시 로드맵이 정해져야 힘을 분산해 두 제품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자칫 출시 시기가 겹치게 되면 폴드와 노트10이 서로 경쟁하는 ‘카니벌라이제이션’(같은 회사 신제품이 기존 주력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폴더블폰인 폴드와 S펜을 탑재한 노트10은 폼팩터가 다르지만, 프리미엄 제품군이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나오면 고객이 겹칠 가능성도 있다.

폴드와 노트10 모두 국내에서는 5G 모델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폴드의 경우 원래 5월 중에 5G 모델로만 우리나라에 출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출시 시기가 늦어진다고 해서 방침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트10은 2가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크기에 따라 노트10과 노트10 프로(가칭)로 나뉜다.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노트10을 5G 모델로만 판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 5G폰으로 출시된 갤럭시S10 5G가 1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5G 시장 초반 흥행을 견인한 것이 노트10을 5G 전용으로 판매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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