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사학비리 척결 방침을 밝히고 있다. 유 부총리는 사립대학에 대한 강도 높은 종합감사를 예고했다. 뉴시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교육부가) 사학과 연결돼 있다는 오명을 교육부 스스로 확실히 씻어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사립대 감사를 예고했다. ‘교피아’(교육부+마피아)란 시선이 억울하다면 교육부 관료들이 사립대를 철저히 감사하고 단죄해 스스로 의혹에서 벗어나란 주문이다. 교육부는 감사 사각지대에 있던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주요 사립대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발표했다. 사립대들은 전례 없는 ‘감사 폭풍’이 예고되자 숨을 죽이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사립대 비리를 정조준했다. 그는 “사립대는 학생·학부모가 지원받고 있는 국가장학금을 포함해 총 7조원의 정부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며 “일부 사학에선 회계, 채용, 입시, 학사 등 전 영역에서 교육기관인지 의심스러운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 상식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부총리는 사학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교육부를 지목했다. 그는 “전국 278개 사립대·전문대 중 개교 이래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대학이 111개(4년제 61곳, 전문대 50곳)로 평균 10개교 가운데 4개교에 이르고 있다”며 “감사 인력이 부족하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공립대 교수 단체는 교육부 폐지론을 들고 나왔고, 사립대 교수 단체는 교피아 의혹을 규명해 달라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교육부가 올해 하반기 사학 비리 척결을 예고하자 ‘교피아부터 척결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 부총리가 교피아를 우회적으로 거론하고 전방위 감사를 예고한 배경은 이런 외부의 비판에 정공법으로 대응한다는 측면과 함께 사립대에 온정적인 교육부 관료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종합감사 대상 16곳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서울권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 경기강원권은 가톨릭대 경동대 대진대 명지대, 충청권은 건양대 세명대 중부대, 영남권은 동서대 부산외대 영산대다. 이 대학들은 학생 수 6000명 이상으로 큰 규모인데도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2021년까지 이 대학들을 차례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교육부 감사는 종합감사와 회계감사, 특정사안감사로 구분되는데 종합감사는 이사회 운영과 입시 학사 인사 예산 회계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가장 강도가 높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들 대학의 학생 수, 적립금 등 재정규모, 과거 비리 적발여부 등을 고려해 종합감사 순서를 정할 예정”이라며 “종합감사를 나가기 2주 전 감사 사실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연간 종합감사 대상 학교 수를 기존 3곳에서 올해 5곳, 2020년 이후는 매년 1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시민감사관 제도를 도입해 감사 인력을 늘렸다. 변호사, 회계사를 포함해 15명을 시민감사관으로 선발했다. 최기수 사학감사담당관은 “시민감사관을 15명에서 5, 6명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자문기구인 사학혁신위원회가 다음 달 첫 주에 권고안을 발표하면 국회와 교육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사학혁신 추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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