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3대 요소가 소비, 투자, 수출이다. 그래서 이들을 경제의 엔진이라고 일컫는다. 이미 투자, 수출이 급격히 꺾인 가운데 마지막 보루인 소비마저 크게 둔화할 조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5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내렸다. 두 달 연속 하락이다. CCSI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올라 기준점을 넘어섰지만 지난달 하락 전환하면서 97.9로 떨어졌었다. CCSI는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을 포함한 6개 개별 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6개월 뒤 소비지출을 현재보다 줄이겠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늘어난 게 전체 지수 하락의 주된 요인이 됐다. 소득이 줄거나 체감물가가 올라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투자도 투자지만, 수출은 비관론자들도 놀랄 정도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달 1~20일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272억 달러였다. 7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6월 수출은 44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2월(설 연휴 효과로 11.3% 하락)을 제외하면 사실상 2016년 7월(-10.5%)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로는 하반기에도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경제예측 기관들은 이미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 후반에서 2% 초중반으로 일제히 낮추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같은 수출 감소세라면 민간소비 증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전망한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에 개선)는 이미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역임한 경제학자 3명은 24일 하나같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바꾸지 않은 채 사람만 바꿔서는 소용없다”고 했다.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책 전환’이든 ‘속도 조절’이든 뭐라고 부르든, 속도감 있게 과감하게 하지 않으면 정말 큰 위기가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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