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추진됐던 한·일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됐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인한 갈등을 봉합하려던 정부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5일 “G20 기간 한·일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정상회담 제의는 없었다”며 “우리가 준비됐음을 알렸지만 일본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G20 세션 도중 양 정상이 잠깐 시간을 내 만나는 약식 회담 ‘풀 어사이드(pull-aside)’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일본이 만나자는 요청을 해온다면 우리는 언제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G20 계기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일본 내부 정치 일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21일 예상되는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양국에 실익이 클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캐나다 정상과 회담한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방북 결과를 공유받고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조율 중이다. 문 대통령은 또 28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외에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인도와의 정상회담도 협의 중이다.

청와대는 중국의 역할 확대로 정부 입지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에 “공개하지 못할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도 대북 채널이 있고, 북한과의 소통은 원활하게 하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끝나면 곧바로 (서울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미국과 지속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고,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4개월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51차례 통화, 5차례 면담하고 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는 11개월간 30번 통화, 16번 면담하는 등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이 지난 1~2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을 조율하고, 방북 일정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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