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1위 쿠팡이 전방위 공격을 받고 있다. 경쟁사인 위메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납품업체인 LG생활건강(LG생건)으로부터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당했다. 국산 시계 업체들은 쿠팡이 ‘짝퉁’ 시계를 유통한다며 규탄했다. 쿠팡이 업계 안팎에서 견제를 받는 상황에 대해 ‘유통업계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과 ‘견제가 지나치다’는 인식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유명상표 모조품 시계 550여종을 유통해 국내 시계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소비자들의 신고를 받아 위조 상품이 확인되면 즉각 판매 중지시키고, 판매자는 쿠팡에서 퇴출된다”고 해명했다.


쿠팡은 최근 한 달 새 3개 업체로부터 공정위에 신고 됐다. 상대도, 내용도 제각각이다. ‘최저가 경쟁’을 해 오던 동종업체 위메프는 쿠팡의 ‘갑질’ 때문에 납품업체가 위메프에 공급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쿠팡이 위메프 최저가에 맞춰 상품을 판매하도록 종용하고, 손실은 납품업체에 떠넘기자 결국 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하는 상황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판매가격 1원 인하로도 경쟁하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다만 대기업인 LG생건이 쿠팡에 대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며 신고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납품업체가 불공정 거래를 문제 삼는 일이 흔치 않은데다 LG생건은 실적도 좋기 때문이다. LG생건은 “직매입 제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반품하고 계약을 끝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쿠팡은 “가격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배달의민족과의 분쟁은 ‘고소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쿠팡이 ‘쿠팡이츠’라는 브랜드로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면서 배달의민족 거래 음식점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쿠팡이 배달의민족의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를 어떻게 얻었느냐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십자포화를 맞는 상황에 대해 ‘자초했다’는 의견이 적잖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대 규모인 4조42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안정적인 재원도 확보했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잘 나가고 있는 쿠팡이지만 실적 압박이 상당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원대를 기록했다. 과감한 투자의 결과라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때문에 올해 영업손실을 얼마나 만회했는지가 쿠팡의 실적 평가에서 중요한 대목이 될 수 있다.

쿠팡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게 결국 각종 신고전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판매하기 위한 쿠팡의 노력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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