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처치] 하나님은 도서관에도 … 주민이 교회 뜰 밟는 것도 전도입니다

도서관 ‘꿈익는 책마을’ 개방한 서울 남현교회

서울 동작구 상도로 남현교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공간으로 도서관 ‘꿈익는 책마을’을 기획했다. 송지수 인턴기자

책장에 빽빽하게 꽂힌 책으로 압도당하는 도서관이 아니었다. 지난 23일 방문한 서울 동작구 상도로 남현교회 도서관 ‘꿈익는 책마을’은 책을 읽으면서 편하게 쉴 수 있는 북카페 분위기의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전 세대가 소통하는 공간

교회가 지난 2월 개관한 2층 건물의 도서관은 130평(429.8㎡)의 공간이다. 편안한 독서를 위해 다양한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무지개색으로 칠해져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했다. 또 천장에 매달린 구름 모양의 조형물은 아이들이 꿈꾸는 창의력 있는 공간을 위해 디자인됐다. 파란색 초록색 등 원형으로 된 공간에서 다리를 뻗고 책을 읽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책상에서 부모와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2층 카페에선 엄마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교제하고, 세미나실에선 어른들의 독서 토론 등 다양한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음식을 먹으며 동네 전경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미취학 아동들이 신발을 벗고 앉아서 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처럼 아동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을 골고루 배치했다.

박건우(11) 군은 “평소 큰 도서관에 가려면 집에서 멀리 가야 하는데 집과 가까운 이 도서관에서 매 주일 두세 시간씩 보낸다”고 말했다. 동생 신우(8) 군은 “예수님 말씀이 나온 만화 ‘미술관이 살아있다’를 재밌게 봤다. 조용해서 공부할 때도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50년 이상 된 교회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에 지난해 1월 5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장태진 목사는 부임 전 지역사회를 둘러보며 교회의 역할을 고민했다. 젊은 사람들이 어린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나눌 수 있는 사역이나 공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교회 인근 지역에 숭실대, 중앙대, 4000세대의 아파트 단지 등이 있다. 젊은이들이 꾸준히 유입되는 지역이다.

다음세대가 꿈꾸는 공간

장 목사가 도서관을 세워 다음세대를 세우자고 제안했을 때 장로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지난해 8월 기존 고등부 예배실을 도서관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됐다. 다음세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장태진 남현교회 목사가 도서관 사역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장 목사는 목양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책을 읽고 싶은 쉼이 있는 콘셉트로 기획했다. 전 세대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따뜻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지식을 연구하기 위해 찾는 도서관이 아니라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찾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또 사람들이 교회의 뜰을 밟으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아가길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안 했지만 지역민의 입소문으로 방문객이 점점 늘고 있다. 평일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30명 가까이 되는 성도들이 하루에 두 시간씩 돌아가며 봉사한다. 방문객은 평균 20~40명이다.

꿈익는 책마을 운영위원장 배정덕 장로는 “봉사자가 갑자기 시간이 안 되면 팀장이나 제가 수시로 나와서 봉사한다. 백업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배 장로는 “교회에서 도서관을 만들었다고 하니 주민들이 처음엔 들어오길 꺼리다 한번 온 사람들은 이런 공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한다”며 “특히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책 읽는 모습을 볼 때 너무 보기 좋다”고 말했다.

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마음으로 도서관 운영비를 감당한다. 도서관 사역에 대한 비전을 나누며 교인들과 1인 1책을 기증하기로 했다. 전권이 모두 새 책이며 현재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7000권 정도이다. 성도들은 특별헌금을 통해 도서관 사역에 동참한다. 교회는 매달 100권씩 신간으로 책꽂이를 채우고 있다. 또 방문객이 주제별로 책에 쉽게 접근하도록 ‘십진분류법’으로 책을 정리했다.

남현교회 비전센터 전경. 송지수 인턴기자

도서관은 구연동화, 영어 동화 읽기, 동화작가와의 만남, 역사교실, 자녀의 독서지도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부모와 자녀가 책 읽고 대화하는 1박 2일 프로그램도 할 예정이다.

도서관 스태프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던 전은희 집사는 “요즘 태블릿 등과 같은 디지털 학습 도구가 많은데 이런 기기는 자녀가 성장해서도 얼마든지 접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서관은 철저히 아날로그식으로 종이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 어린아이들은 이곳을 놀러 오는 편안한 곳으로 인식하며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장 목사는 “이곳에서 여러 만남(사람, 책)을 통해 다음세대의 꿈이 익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