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입’으로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이 전격 발탁됐다. 임명 사실이 멜라니아 여사의 트위터를 통해 최초로 알려져 백악관 내 퍼스트레이디의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물러나는 세라 샌더스(36) 백악관 대변인 후임으로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샴(43·사진)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숀 스파이서, 샌더스에 이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 번째 백악관 대변인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위터를 통해 “스테파니 그리샴이 차기 대변인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공보국장을 겸임하는 동시에 기존에 수행해 왔던 영부인 대변인까지 총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리샴은 2015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언론담당보좌관으로 합류한 뒤 2017년부터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으로 활동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백악관에서만 일해 ‘11월 9일(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일) 클럽’ 멤버로도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스테파니는 처음부터 나와 함께했다. 지난 2년간 퍼스트레이디를 위해 일했고, 퍼스트레이디는 그녀를 사랑한다”며 “그녀는 매우 유능하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인 그리샴은 자신의 막내아들과 동갑인 트럼프 부부의 아들 배런을 직접 돌봐주며 멜라니아 여사와 급격히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앞장서서 옹호하고, 여사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면 매우 강경한 어조로 반박하며 ‘멜라니아의 비밀병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 6월 멜라니아 여사가 ‘나는 정말로 상관 안해’라는 문구가 등에 적힌 재킷을 입고 텍사스주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해 구설에 오르자 “그냥 재킷일 뿐”이라며 적극 항변에 나섰다. 당시 그리샴은 트위터를 통해 “언론이 여사의 옷장에 대해 추측하고 관심을 쏟는 대신 이주민 아이들을 돕는 그의 행동과 노력에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퍼스트레이디’라고 칭하자 “관심 받고 싶어서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WP는 그리샴이 언론매체에 대해 비판적이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투적 성향이라는 점에서 전임 대변인인 샌더스 및 트럼프 대통령과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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