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뉴시스

북한이 북·미 간 대화 재개 국면에서 미국의 대북 스탠스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은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수뇌분(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조선(대북)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 관계 개선도,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특히 북·미 핵협상을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대변인은 지난 23일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제재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냐”며 “이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대한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이 협상판을 깨기 위함보다는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재개될 협상을 앞두고 일종의 기선제압이자 선공”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한하면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기 위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북한이 최근 미국과 접촉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대화 기조와는 다른 반응이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승욱 손재호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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