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오른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환(왼쪽) 전북교육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율형사립고인 전북 상산고와 경기도 안산동산고의 재지정 취소를 둘러싸고 김 교육감과 자유한국당 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최종학 선임기자

“상산고 360명 중 275명이 의대 간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김승환 전북교육감)

“(상산고 지정 취소는) 조폭 같은, 교육 독재적인 발상이며 소득주도성장 같은 실책.”(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

자사고 청문회를 방불케 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선 교육위원들과 시·도교육감들의 극명한 시각차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상산고를 평가해 지정 취소되는 과정에는 의구심을 표했다. 한국당은 자사고 폐지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고, 시·도교육감들은 자사고의 폐해를 집중 부각시키며 맞섰다.

이날 교육위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상산고 사태의 중심에 있는 김승환 전북교육감, 조희연(서울) 이재정(경기) 도성훈(인천) 김병우(충북) 교육감이 자리했다.

시작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김승환 교육감은 “정치권이 압력을 넣으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밝히겠다” “김승환과 전북교육청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라며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을 막는 정치인들을 비난해 왔다.

포문은 한국당 교육위 간사인 김한표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도 정의롭지 못한 자사고 폐지 문제”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교육부, 교육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 일부인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를 이용해 자사고 폐지 정책을 꼬집은 것이다.

같은 당 이학재 의원은 “자사고 평가는 답정너(답은 정해놓고 너는 대답만 해)이다. 선입견을 가진 평가였다. 어디는 80점, 어디는 70점 평가가 엿장수 맘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잘 운영되는 상산고도 없애려 하는 현 정부가 자사고를 적폐로 취급한다. 독재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교육감들은 자사고 때리기에 집중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상산고 한 학년 숫자가 360명인데 재수생 포함해서 275명이 의대 간다. 자사고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는 것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맞받았다. 조희연 교육감도 “(자사고 때문에) 고교의 수직적 서열화, 양극화, (계층 간) 분리주의 교육이란 부정적인 면이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교육감도 “고교서열화 때문에 5%를 위한 특권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자사고를 정조준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김승환 교육감을 몰아붙였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에 사회통합전형 3%를 뽑으라 해놓고 평가를 앞두고 왜 기준을 바꿔 10%를 요구하고 탈락시켰는가”라고 말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부 권고안이 10%였다”라며 교육부로 공을 돌렸다. 조 의원은 “(상산고 평가의 절차적 문제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취지가 오히려 훼손됐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도 “일반고도 70점을 넘었으니 상산고는 80점을 넘어야 한다는 게 합리적 근거인지 모르겠다”며 “고교 전체를 평가했더니 평균 70점에 표준편차가 5점이라거나 상위 50%의 기준점이 80점이었다는 식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전북교육청만 재지정 평가 통과 기준점이 80점(다른 지역은 70점)이란 문제 제기에 “전주의 일반고들을 평가해보니 70점이 넘었다. 자사고인 상산고는 그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아 탈락하자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청문 절차와 교육부 동의 과정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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