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난 뒤 나오고 있다. 뉴시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또다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당장 시급한 상임위원회 구성을 위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원포인트 회동’을 제안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재협상을 고수하면서 회동은 거절했다.

오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정치개혁,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연장 논의를 위한 여야 교섭단체 간 원포인트 협상을 제안한다”며 “28일 본회의를 열어 각 상임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4일 발표한 3당 원내대표 합의문 내용대로라면 28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선출하고,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시작해야 한다. 합의문에는 없었지만 이달 말로 종료되는 특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도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합의문 추인을 하지 않으면서 효력을 두고 여야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모습. 최종학 선임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따로 이들과 만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가 무효가 됐다는 걸 온 국민이 아는데 무슨 합의대로 추진하겠는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며 “큰 틀에서 국회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이야기할 때”라며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방식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28일로 예정된 본회의는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 거기서 상임위원장들, 예결위원장 선출까지 추진하겠다”며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분명하게 전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합의된 일정들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소방관 국가직화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 관련 법안이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된 것과 같은 사례를 막겠다는 것이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각 상임위에서 한국당 참여 없이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지금까지 없던 일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한국당 참여 없이 표결 처리된 법안은 법적 근거가 허용되는 한 관련 상임위로 다시 회부하겠다. 회부하지 못하는 법안은 법사위에서라도 여야 합의를 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 문제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당 일각에서는 조건 없이 국회 등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경태 최고위원과 황영철 의원은 각각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은 필요하다” “의원총회에서도 ‘차라리 백지로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더 당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열린 김현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행정안전위원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한 만큼 자연스럽게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교섭단체 3당 법사위 간사들도 다음 달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여는 데 합의했다.

심희정 이가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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