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과 원자력 분야 협력에 공감했다. 한·사우디 정상 오찬에는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이날 양국 간 10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제2의 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최초 상용원전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과 사우디는 원자력 기술과 안전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를 수행해 함께 방한한 칼리드 알팔레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을 만나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국은 단순 원전 수출에 그치지 않고 사우디와 함께 제3국으로 공동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사우디 정상이 원자력 협력에 뜻을 같이하면서 대(對)중동 원전 사업이 활기를 띠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회담 이후 에쓰오일 등 국내 기업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등 사우디 기업 간 83억 달러(9조6000억원)에 이르는 MOU 8건도 체결됐다.

이어진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사우디가 석유산업을 대체할 성장산업을 찾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과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들은 이날 오후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승지원(承志園)’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한 차례 더 만났다. 총수들은 빈 살만 왕세자와 세계 경제에 관해 논의하고,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1대 1 미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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