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사진) 대통령은 지난해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군축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면 남북 군사회담을 통해 군축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 등 6개 국내외 통신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헌법이 부여한 책무”라며 “적어도 임기 중에는 평화의 물결이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진척되게 하는 게 내 소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 군사합의서가 제대로 잘 이행된다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등 군사태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북한의 장사정포와 남북 간에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의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 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지상·해상 적대행위 중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공동유해발굴 등에 합의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군축은 이에 비해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군축 구상을 밝혀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북유럽 순방 기간 중 한 스웨덴 의원으로부터 핵 군축 계획 질문을 받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그것이 실현된다면 그 자체로서 핵 군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은 이어 재래식 무기에 대한 군축도 함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군축은 통상 ‘신뢰구축-운용적 군비통제-구조적 군비통제’ 등 3단계로 이뤄진다. 남북 군 당국 간 핫라인 설치와 상보비방 중단 등이 신뢰구축 단계라면, 운용적 군비통제에는 DMZ 내 병력 축소 등이 포함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군축’은 3단계인 구조적 군비통제(병력과 무기 감축)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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