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스트트랙 폭력사태가 벌어진 지 두 달 만에 경찰의 소환조사가 본격화됐다. 선거법 개정안과 수사권 조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국회가 난장판이 된 책임을 물으려 한다. 여야 의원 97명을 포함해 164명이 고발돼 있다. 경찰은 그동안 방송 영상을 분석하며 폭행, 특수감금 등 혐의를 특정해 왔고 이제 의원들에게 소환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이 이를 표적수사로 규정하고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집권세력부터 수사하지 않는다면 지금 같은 표적소환에는 응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폭력이었고 그것을 처벌해 달라며 앞다퉈 고발장을 제출한 것도 국회의원들이었다. 그래서 시작된 수사인데 막상 소환하려니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법을 만드는 이들이 법을 어기고, 법을 집행하려는데 이를 거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법에 대한 폭력이며, “나 말고 쟤 먼저 수사하라”는 주장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국회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나. 국민의 대리인이란 이들이 법을 어겨 놓고 엉뚱한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에서 서글픔마저 느끼게 된다.

한국당의 행태는 그들이 비판해온 민주노총의 투쟁 방식을 연상케 한다. 민주노총은 국회 담장을 부수는 등 폭력집회를 벌인 혐의로 위원장이 구속됐다가 조건부 석방됐다. 그는 두 달 동안 경찰 소환을 거부하며 버틴 적이 있고,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민주노총은 이를 노동탄압이라며 반발했다. 범법 행위에 대한 사법기관의 대응을 표적수사라며 회피하는 한국당과 노동탄압이라며 반발하는 민주노총, 도대체 뭐가 다른가. 민주노총이 정권을 등에 업고 법 위에 군림한다고 비판하던 한국당은 지금 민주노총의 논리와 방식을 답습하며 법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다. 동물국회란 신조어를 낳은 그날의 폭력사태는 수많은 국민이 지켜봤다. 합당한 처벌 없이 유야무야된다면 특권의 존재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법치는 그만큼 후퇴하고 말 것이다. 국회는 석 달째 파행인 상태다. 한국당은 원내대표가 서명한 정상화 합의문도 걷어찬 채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등원하지 않으니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영등포경찰서에 가서 조사 받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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