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오명을 떨친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이 해체되고 있다. 높이 10m의 말굽형 모양으로 쌓인 쓰레기 17만3000여t이 지난 21일부터 재처리되는 중이다. 비용은 정확하진 않지만 어림잡아 쓰레기 선별과 소각에 150억원, 부대시설과 환경보존까지 감안하면 300억원은 거뜬히 넘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장마가 시작됐으니 당장 집수탱크와 완충 저류시설, 쓰레기토사 매립시설이 필요한 터다. 환경부 조사로는 전국의 크고 작은 쓰레기 산은 235곳이고 양으로는 120만t이다. 처리 비용은 전량 소각할 경우 최소 3600억원으로 추산됐다. 환경부가 연내 처리를 장담했는데 현재 20% 정도 처리된 모양이다.

몰래 버려진 쓰레기는 눈에 보이는 쓰레기 산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환경부는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다가 물의를 일으켰던 평택항 부두의 쓰레기 4666t을 이달 초 처리 완료했다. 이 쓰레기처럼 컨테이너, 창고 등에 감춰진 쓰레기도 상당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매립된 쓰레기는 또 어떤가. 바로 ‘쓰레기 밭’들인데 언제부터 만들어졌는 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경찰 수사로 적발되는 쓰레기 불법 매립 사건들을 보면 사건당 쓰레기가 수천~수만t에 이른다. 조직적인 데다 부당이득도 수십억원이고 매립도 수개월간 전국 여러 곳에서 은밀히 이뤄진다. 적발도 쉽지 않지만 쓰레기를 다시 처리하는 비용이나 시간도 엄청나다. 정부가 이에 대한 가시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는 이유다.

폐기물처리업계 주장으론 몰래 버려진 쓰레기양은 200만t이 넘는다. 지금의 쓰레기 배출량과 분리처리 용량을 개선하지 않고선 의성군 쓰레기 산도 연내 처리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쓰레기 처리의 동맥경화는 오래됐고, 생활·사업장·건설 폐기물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하루 평균 35만9296t에서 2017년 41만4626t으로 5만5330t 늘었다. 같은 기간 폐기물 소각시설은 952개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의 배출 기준 강화 등 때문에 395개로 급감했다. 한때 ‘신재생에너지’로 우대받던 고형폐기물연료(SRF)가 환경오염 원인물질로 천대받는 것과 이로 인한 SRF 열병합발전소의 가동 위축도 한몫한다. 쓰레기 분리처리의 풍선효과가 계속되는 한 쓰레기 산과 쓰레기 밭은 어디선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쓰레기 배출원부터 재활용과 처리까지 종합적인 체계를 서둘러 확립하고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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