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무단수정 사과와 대책이 우선…
국정교과서 적폐 조사 때처럼 엄정 입장 견지해 폐해 되풀이 막아야


교육부 간부가 교과서를 무단 수정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국회에 나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전 정부 때 해당 교과서가 교육과정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잡은 것이라는 취지다. 교육부 수장의 해명으로서 안이하다. 집필 과정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교육부 간부 2명이 기소된 마당이므로 사과나 유감 표명부터 하는 게 먼저다. 교육부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는 게 다음이다.

유 부총리는 이어 당초 이 문제를 제기했던 집필자에 대해 “박근혜정부 당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교과서 구절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꾸는 데 동의한 사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태 발생 배경을 국회에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겠지만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집필자가 어떤 성향이냐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교육부 간부가 교과서를 수정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느냐가 본질이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지난해 3월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김상곤 부총리가 내놓았던 입장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검찰 기소로까지 사태가 비화됐는데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기소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교과서 수정에는 준수해야 할 기본절차가 있다. 자라나는 세대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과서가 잘못 집필되거나, 너무 자주 개정돼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의도나 결과가 정치색에 맞다고 절차를 무시하는 일이 정당화된다면 교과서가 마구잡이로 수정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문제의 간부에 대한 징계를 검토치 않는 것으로 보도됐다. 현 정부는 전 정권의 국정 역사 교과서 제작 기도를 적폐로 규정하고 7개월간의 진상조사를 거쳐 청와대와 교육부 고위직 1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사건에도 교육부는 한결같이 엄정한 입장을 취하는 게 떳떳하고 마땅하다. 교육부 수장부터 이런 인식을 가져야 적폐가 반복되지 않는다. 정권 입맛에 따라 교과서가 손바닥 뒤집히듯 바뀌고 관료와 학자들이 줄을 서는 폐해가 사라질 수 있다.

검찰 기소 내용의 진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꼬리 자르기 했다” “조직이 너무 모질다”는 등의 성토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법정 공방과 별도로 검찰 수사 자체에 대한 국회 조사 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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