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폐막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은 미·중 간 ‘무역 담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자 회담 뒤 기존에 부과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지만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던 관세는 당분간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무역전쟁을 일단 멈추고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익히 예상됐던 수준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 최대 IT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장비를 팔 수 있다”고 말해 미국 기업의 ‘거래 제한 리스트(entity list)’에서 화웨이를 제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무역협상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고, 미국 기업의 거래 제한 철회 요구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가 화웨이 제재 입장을 번복했고, 이에 따라 미·중 간 무역전쟁이 고비를 넘기게 됐다는 식의 해석은 한참 맥을 잘못 짚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관련 발언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미국 내에서 벌써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과 기술 탈취의 대표 사례인 화웨이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격렬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최근 제재들을 헐값에 처분한다면 의회가 입법을 통해 제재를 되살려내야만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도 기자회견 끝에 “화웨이 문제가 (무역) 협상 막판까지 계속될 것” “커다란 국가안보 문제가 없는 설비” 등을 언급한 거로 보아 국가안보 문제가 없는 소비재에 한해 미국 기업의 부품 공급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수확이다. 하지만 양국 갈등의 성격은 이미 무역수지 흑자 문제에서 양국의 미래와 국가경쟁력이 걸린 기술전쟁으로 전환됐다. 미국은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이 어렵다는 판단이 설 때까지 밀어붙일 게 거의 확실하다. 기업과 정부는 미·중 간 기술·무역·안보 갈등이 장기화하며,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 하에 전략 수정을 서둘러야 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