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최근 우리 정부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까지 거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 관계는 물론이고 북·미 관계 개선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한 행태다.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28일 ‘주제넘은 헛소리에 도를 넘은 생색내기’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발언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메아리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아전인수격의 자화자찬” “실로 가소로운 일”이라는 거친 용어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다. 우리민족끼리, 려명 등 다른 매체들도 약속한 듯 이 대열에 합류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사대적 근성”과 “외세의존정책”에 빠져 있다고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북한 매체들의 성격을 감안하면 지도부의 의중이 실린 대응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게다. 대화와 관계 개선을 원하는 태도라 할 수 없다.

북·미 하노이 협상이 실패한 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해 초조하겠지만 비난의 화살을 우리 측에 쏘아 대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고, 적반하장이다. 그동안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양국의 셈법이 달라서이지 우리 정부의 책임이 아니다. 북·미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불신의 벽이 높고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존을 위해 가야 할 길이다. 그러려면 인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북에 불만이나 할 말이 없어서 참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왜 모르나.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정상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상국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준수하는 국가다. 민족공조를 앞세우면서도 걸핏하면 모욕적인 대남비난을 쏟아내는 건 자가당착이다. 그런 행태는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우호세력들에 실망을 안겨주고 북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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